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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인극

1인극 대본, “그날의 그림자”

by 인라 2025. 5. 25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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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인극 대본

“그날의 그림자” 

 

(무대는 어둡고, 인물은 무대 중앙에 앉아 있다. 손에는 낡은 편지나 사진 한 장을 들고 있다.)

인물
(천천히 숨을 들이쉬며, 잠시 눈을 감는다)
여기… 이곳에 다시 와야만 했던 걸까.
(사진을 조심스레 바라보다가 손을 떨며 내려놓는다)
아무리 애써도, 그때의 모습은 지워지지 않네.
(잠시 멈춤)
사라진 줄 알았는데,
내 마음 깊은 곳에 여전히 남아 있어.

(고개를 숙이며 손을 무릎 위에 올린다)
그때, 내가 했던 말들, 행동들…
그 모든 게 너무 빨랐고, 너무 거칠었어.
그때의 나는 너무 서툴렀고, 너무도 어렸어.

(잠시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뜬다)
왜 그땐 몰랐을까?
한 걸음만 더 내딛었더라면,
한마디만 더 조심했더라면…
모든 게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
오늘따라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.

(주먹을 천천히 쥐었다 펴며)
그때의 나는 몰랐어.
그 선택들이 이렇게 큰 파장을 일으킬 줄은.
내가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
어떤 상처를 남겼는지.

(잠시 멈춤, 천천히 벽을 바라본다)
시간은 그렇게 흘렀는데,
나는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.
멈춰버린 시간 속에 갇혀서
되돌릴 수 없는 순간들을 끌어안고 있다.

(심호흡을 크게 하고, 고개를 돌려 관객을 바라본다)
돌아갈 수 없는 길.
나는 그 길 위에서
오늘도 조용히 나 자신을 마주한다.

(잠시 침묵, 눈물이 맺힌 듯 목을 가다듬으며)
가끔은, 그때로 돌아가
다시 기회를 얻고 싶다는 마음이
가슴 깊숙이 솟구친다.

(한 걸음씩 천천히 무대 앞으로 걸어나오며)
하지만 알지.
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는 걸.
과거의 나는 이제 스쳐 지나간 그림자일 뿐.

(한숨 내쉬며)
그래도…
언젠가, 이 무게를 조금씩 내려놓아야 한다는 걸.
그날의 그림자가
더 이상 나를 묶지 않도록.

(마지막으로 사진을 다시 쳐다본 뒤 천천히 무대 뒤로 걸어나가며)
그때의 내가,
지금의 나를 지켜줄 수 있기를.

(조명이 서서히 꺼진다.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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